우선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가우리 작가님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강철의 열제와 같은 작품을 써낸 뒤 이러한 작품을 다시 한 번 더 써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강철의 열제 1권과 함께 폭풍의 제왕 1권을 동시에 펼쳐놓고 책 내용을 살펴보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이 작가가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변화를 이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색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작가분이 천검독보행을 쓰신 장백산 작가님이었다면 폭풍의 제왕을 들고 다시금 장르소설계를 찾은 가우리 작가님의 변화는 말 그대로 순수한 '진보'의 변화입니다.

 

장편을 많이 쓰신 것도 있지만, 아무리 글을 많이 쓰더라도 본래 자신의 스타일에서 한층 더 발전한 스타일과 변화를 가져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만을 취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제가 폭풍의 제왕을 보고 느낀 점으로는 이 작가분이 작품 하나에 쏟아놓은 열정의 크기가 감히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밀한 전개와 더불어 매끄러운 스토리는 작가분의 대단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제가 이 폭풍의 제왕이라는 작품을 보고 든 생각은 ‘작가분께서 이미 1권과 2권의 세세한 스토리와 묘사마저도 머릿속에 그리시고 소설을 쓰시는 구나.’였습니다.


 

 

보통 소설을 쓰게 되면 시놉시스를 짜고 캐릭터를 짜는 방식으로 서서히 작품의 구체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고 그 뒤로는 나머지 빈 공간을 작가의 기량으로 꼼꼼하게 채우게 됩니다. 그런데 가우리 작가님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의 재능을 지니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완성도 높고 치밀한 전개를 만드셨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우선은 작품의 치밀하고 세밀한 전개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소 단조롭지 않을까 걱정되는 소설에 위트가 들어가서 부분부분 독자들을 웃긴다는 점과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그 치밀한 전개를 토대로 인물들의 대사와 반응을 적절히 섞어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전개가 뻔히 예상이 되는 영지물이나 군주물의 소설들과는 다르게 도입부분 자체를 크게 달리함으로써 차별성을 두고 거기에서 다소 흥미를 잃을만한 도입부분을 이 정도까지 이끌어낸 것은 찬사를 받을 만하지요. 과연 가우리 작가답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우리 작가님의 작품에 좋은 부분만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먼저 이 작품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말 그대로 위에 칭찬한 것 그대로 작가분은 진보하는 변화를 이루었지만, 그 진보에서 극히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챙기셔서 그런지 다변에 가까운 진보라기 보다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길 그대로를 걸어갔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가진 기량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것뿐이지, 과연 이 작가가 다른 진보적 요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느냐에 의문이 들었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은 작품이 1권과 2권만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는 자칫 잘못하면 작가분에게 한계를 정해두는 매우 아둔하고 편협한 짓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어차피 감상문 이벤트의 전제 자체가 그런 것이기에 이해해주실거라고 믿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현재 ‘강철의 열제와 폭풍의 제왕의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고 기존의 등장인물들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여론이 있습니다. 전 이러한 여론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전 강철의 열제의 등장인물들이 폭풍의 제왕의 등장인물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이러한 여론이 왜 있을까?’하는 것에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앞서 지적했던 '기존의 있던 요소'들만을 작가가 극단적으로 진보를 시켰을 뿐, 다양한 요소들을 취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다른 작가분들은 작품을 쓰시면서 서서히 변화를 하고 시대에 맞게 변화를 하십니다. 그 변화의 대부분은 알맞은 걸 취하는 것이지요. 요소 A, B, C가 있던 작가라면 작품을 쓰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요소 A, B, C에서 부족했던 요소 D를 가져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가우리 작가님께서는 요소 A, B, C, D라는 요소가 있었고 강철의 열제 작품 안에서도 크게 부족한 점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인지 새로운 요소  E를 가져와서 진보를 한 게 아니라 요소 A2, B2, C2, D2처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요소들만이 진보가 되고 그 진보된 요소들만으로 작품 전체를 채웠기 때문에 전작인 강철의 열제와 매우 흡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그러한 분위기에서 독자들이 과거의 강철의 열제의 흐릿한 그림자와 자취를 찾았던 게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이외에도 작가분 자체가 많은 다작을 쓰신 분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더욱 커졌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만약 기대를 해도 된다면 아직은 이르겠지만 폭풍의 제왕 다음 작품은 군주물이나 영지물이 아니라 다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른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 외의 요소들을 활용할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강철의 열제나 폭풍의 제왕과 같은 소설을 쓸 때 부족할 게 하나도 없었던 작가분에게도 새로운 것들을 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영지물 및 군주물에서 발생하는 일이지만 영지물이나 군주물과 같은 소설들에서는 목표 자체가 왕의 일대기를 담는 소설들이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많이 죽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가우리 작가님께서는 독특한 캐릭터들을 만드시고 그 캐릭터들을 잘 살리시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십니다. 그래서 모든 독자분들이 강철의 열제와 폭풍의 제왕을 보신 다음에는 언제나 이 캐릭터성을 극찬을 하죠. 그리고 그것은 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저도 강철의 열제와 폭풍의 제왕을 보면서 이 캐릭터들에 의해서 웃고 감동받았습니다. 하지만 강철의 열제에서 보여주시고 폭풍의 제왕에서도 미약하게나마 보였다고 생각하는, 가우리 작가님의 캐릭터들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완성된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마치 잘 짜여진 연극이나 시트콤처럼, 그리고 완성되어서 주군을 향해서 충성을 받치는 인물들. 그들의 이야기는 통쾌하고 유쾌하기 그지없지만 강철의 열제에서 나온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장인물들을 이미 완성되어 있는 인물들이 가득합니다. 불완전한 인물이기에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매우 찾기가 힘들죠. 물론 작품 자체에서 그런 인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마는 설령 있다고 해도 한 98% 완성된 캐릭터가 2% 성장한 기분이 듭니다. 완성된 캐릭터는 성장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본 강철의 열제의 캐릭터들과 그리고 폭풍의 제왕의 등장인물들은 그랬습니다. 그들은 일을 겪으면서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사견입니다. 다른 분들께서는 다르게 느낄 수 있으니 이런 말을 지껄인다는 것 자체도 상당히 창피합니다. 하지만 전 분명히 강철의 열제와 폭풍의 제왕에게서 그러한 느낌을 받아서 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우리 작가님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개가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독자가 3권의 내용을 궁금하게 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절단마공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스토리의 그 자체만으로 그러한 효과를 만드시는 거죠. 이러한 작품이 근래에 있었을까 할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3권이 기대되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