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천년무제라는 소설을 본 것은 전작 낙향무사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독후감을 쓴 여러 책들보다 좀 더 일찍 본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좋지 않은 감정에 휘말려서 그런지 좋은 감상문이 나오지 않았고, 작가분에게는커녕 제 자신이 다시 보아도 창피한 글이었기에 삭제를 하고 지금에서야 감상문을 씁니다.

 

제가 기억하는 성상현님의 작품은 바로 전작인 낙향무사때부터입니다. 그때 인터넷에서 추천을 받고 낙향무사를 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에 와서 성상현님의 작품인 천년무제를 본 느낌은 ‘이 작가분은 정말로 좋은 주인공을 만들어내는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이 정말 잘 잡혀있습니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에피소드 부분에서 잘 드러나지만,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주인공의 성격에 따른 에피소드도 일품이죠.

 

2권에서 사람을 통행증이라고 내미는 모습은 입에서 비집고 나오는 폭소를 막을 수가 없었죠. 이처럼 전작 낙향무사를 끝내고 새로 나온 천년무제는 등장인물들이 살아있고 개성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소소한 인물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걸 너무 좋아하죠. 그래서일까요? 전 주인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인공을 위주로 엮여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인만큼 작가분께서 그 중간 에피소드를 잘 조율해서 서로의 색이 섞이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때문에 주인공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합니다. 과거의 인물이기에 현재의 사람들과 가치관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의 가치관이 과연 그 시대에서도 보편적인 가치관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자기색이 뚜렷한 인물이었고 주위의 색에 휘말리지 않는 면이 정말로 매력적인 캐릭터죠. 하지만 그런 주인공 때문에 답답함과 공감을 얻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견에 불과하지만 뚜렷한 주인공들은 대부분 유들유들한 주인공에 비해서 많은 공감을 독자들에게서 이끌어내기가 매우 힘듭니다. 사상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작가분께서 매우 주의해주셔야 하는 부분인데요. 주로 뚜렷한 사상을 나타내는 주인공이 있고,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이 거기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과 논리를 너무 심하게 내세우게 되면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독자들은 상관이 없겠지만 큰 의미를 두는 독자일 경우에는 구도가 이렇게 되어버립니다.

 

주인공 vs 독자

 

라는, 독자와 주인공의 어이없는 만남이 시작되어 버리는 것이죠. 많은 작가분들께서 주인공이 지성이 있고 가치관이 뚜렷한 검같이 구부려지지 않는 사상과 생각을 지닌 인물들을 표현할 때 저러한 방식으로 가치관을 일부 드러내거나 논리대결을 벌이기도 하는데요. 이런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도 있는 방식이지만 동시에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반발을 사기 쉬운 방식입니다. 때문에 해당 방식으로 주인공을 나타내는 것보다는 에피소드로 좀 늦더라도 천천히 주인공을 표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외에도 작가분께서 상당히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위트를 노리셨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마감무림때는 ‘육지 뭐까! 난 보트 위야!’라는 말의 패러디가 나온 것 같았는데 이번 천년무제에서는 '힘이 장사셨제' 'XBQ 개객기 해봐‘라는 부분이 나왔죠. 작품을 읽을 때 혹시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개그와 패러디를 찾기 위해서 상당히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부분에서 큰 재미를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이러한 개그를 할 때 매우 주의하셔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힘이 장사셨제."라는 개그는 디씨 인사이드의 야구갤러리에서 시작된 개그로써 야구선수 이호성 선수 관련 인물 인터뷰에서 지인이 “호성 성님은 힘이 장사셨제.”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그 뒤로 여러 가지 패러디를 낳게 되지만, 본래 그 의미는 야구 선수 이호성 선수가 힘이 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말이 의미하는 본래의 또 다른 뜻은 야구선수 이호성 선수가 저지른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살인사건을 연상시키기 위한 고인, 지역 드립이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는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힘이 장사셨제’라는 개그 말고도 ‘OOO 개객끼해봐’가 있는데. 이 개그는 원래 정치 사회 갤러리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고 싫어하지만 자신은 중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김대중 개O끼 해봐’라는 말이 흥하게 되면서 유행을 타게 된 개그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인터넷 개그에도 여러 가지 유래가 있고 사연이 얽혀있기 때문에 인터넷 관련 유행어 개그를 소설에 쓸 때에는 작가분께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통쾌한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해서 좋았던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