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룡왕의 처음 시작은 이랬다.

  “내 위에 선 놈들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포부가 담긴, 자칫 오만하다고 느껴지는 말. 이것은 시작부터 주인공 오엔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농노가 이런 생각을 한다니 멋지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흥미를 이끌어주는 말이었다. 그런데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이 사고를 당하고 전생의 기억을 얻는 부분부터는 흥미요소가 확 깨졌다. 한마디로 재미없었다.

  재미없다고 느껴진 이유로는 전체적인 줄거리가 아니라 내용의 구성, 즉 플롯 면에서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해 흥미가 떨어졌다는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프롤로그에서 후에 일어나는 전쟁의 일부분을 미리보기 해주어서 주인공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시작하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오엔이 전생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장면은 꼭 필요하다고 느낄만한 내용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전쟁에 참전하게 된 오엔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전장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오엔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주위에 어필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아쉬운 점을 더 말하자면 독자로 하여금 어이가 없을 만큼 갑작스러운 행동과 성장이 뽑힌다. 작가가 어느 순간 "와! 이거 넣으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으로 넣은 것처럼 갑작스럽게 생겨난 권능은 억지로 글을 풀어나가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낸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작품 내에서 눈을 찌푸리게 하는 오타들도 작품의 매력을 깎아내리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해주었다. 작가가 헷갈리는 것인지 오엔과 시뮤가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오엔은 분명 제국군에게 시뮤가 아닌 오엔이란 이름을 말했건만 시뮤라 하지 않나 심하게는 비올리 자작가의 장남 오엔이라고 한다. 그리고 판타지 작품 내에 한자가 들어가는 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니 허용한다고 해도 '약관'과 같은 용어는 그 세계에 '공자'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나이를 표현하는 말로 어울리지 않았다.

  어쩌다보니 감상이 비평으로 바뀐 것 같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매력 면에서는 좋은 느낌이었다. 초반의 지루함을 제외하면 무난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독성을 높였고, 시종일관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는 오엔의 언행은 그만의 캐릭터를 이뤄내기에 충분했다. 그로인해 독자에게도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크게 어필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법사와 기사에 대한 설정은 아직 모르겠다. 마법사가 흔히들 생각하는 기본적인 모습인 것은 알겠지만 기사에 대한 것은 작품 속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서 이해를 못했다. 마법사가 마법을 쓰는 일반 판타지 소설처럼 기사도 오러를 쓰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작품 내에서 마법사의 위력이 오엔으로 인해 약화되어 표현됐고 기사도 검을 잘 쓰는 사람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귀족과 기사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신분제에 대해 고찰을 다룬 점은 좋게 다가왔다.

  평점이나 별점은 달지 않을 것이다. 이곳은 감상란이므로 독자들이 자신들의 취향이나 느낌만으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평점을 달면서 감상 글을 올리는 것조차 우습게 느끼므로 이만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