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룡왕의 주인공인 오엔은 아주 오만한 성격이다.
본래 천민 출신이지만 귀족 작위 정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실제로 제의가 들어왔을 때에도 황제가 아니면 거들떠도 안보겠다고 차버린다.
이런 성격은 어느 정도 힘을 얻고나서가 아닌 시작부터 잘 나타난다.
사실 초반부에는 아무 힘도 없는 약자 상태인데, 자꾸 자존심만 쌔서
괜히 여기저기서 채이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천민의 신분으로 오만한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은
빨리 죽기 쉽상이고, 오엔의 행실을 볼때 그러한 일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괜히 억지스럽게 얘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금방 풀렸다.
다행히 오엔은 참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참을 줄 아는
적절한 대응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이야기를 잘 풀어가면
독특한 케릭터를 통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지만,
종종 지나치게 오만하여, 보면서 눈을 찌푸리게 됐던 기억들이 적잖게 있어서 걱정했었다.)
즉, 개인적으로 소설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성격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스토리도 좋다.
전개 방식도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권능'이라는 특이한 소재이다.
대부분의 소설에서 주인공이 강해지는 방식은
물론, 특별한 재능이나 특별한 무공 혹은 마법을 배우면서이지만
결국 강해지는 방법은 거의 흡사하다.
특별한걸 익히면서 강해지는 방식인 것이다.
권능이라는 것 역시 특별한 것이란 건 마찬가지지만
뭔가 기존의 강해지던 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적절한 표현일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피스의 악마의 능력자를 보는 듯했다.
권능 별 상성도 있으며, 권능 간에 여러가지 특성이 존재한다.
앞으로 또 어떤 권능의 소유자가 나올지, 주인공의 권능이 어떻게 발전해갈지
궁금해하며 읽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전체적으로 좋았고, 만족스러웠지만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오엔은 '환생' 혹은 '영혼전이'를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전생을 '기억'해낸 것 뿐이다.
그런데 단지 기억만으로도
사람 자체가 그렇게 크게 변할 수 있는 것인가?
완벽하게 그 기억에 동화되어
읽으면서 계속 환생을 한것으로 헷갈렸다.
부모님을 신경 쓰는 모습에서 '아, 아예 새로운 게 아니라 단지 기억이 추가된거였지?'
라는 생각을 되새길 수 있었을 뿐이다.
계속 궁금했지만, 2권까지에서도 이에 대한 설명이 딱히 없어 그 의문을 해결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은, 별로 신경 안쓰고 넘어갈 만한데
괜히 혼자 오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적룡왕은 전체적으로 딱히 흠 잡을 데도 없고
재미로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취향을 타진 않을것 같고, 누구에게든 추천할 만한 소설인 것 같다.